오병이어셀 정정숙

   그가 블루였을 때는 늘 작업복 차림에 "억대 거지"라는 닉네임으로 살았다. 사업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늘상 허덕이고 분주하고 엉덩이가 마를 날이 없었다.
   자체 생산품이 없던 당시 대기업의 하청에 의존해야했지만 특별한 오다가 떨어지는 날이면 공장에서 감당이 안되는 많은 물량은 외주로 나가야 했고 감당이 될만한 것들은 돈이 되지 않는 현실을 그는 이겨내야 했고 늘 성실로 점철된 그의 인생은 빈 손뿐...... 주어지는 것은 실패로 얼룩진 폭넓은 경험뿐이라고 말해야할까?
   살려는 몸부림은 잦은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고 신용도는 바닥을 치는 위기적인 삶의 형태로 전능자의 구원의 손길만을 기대할 뿐, 친척이나 가족들은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기회가 온 것이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했던가? 추락하며 내동댕이 처진 그의 몸과 마음에 전능자의 긍휼의 손길이 찾아온 것이다. 가장 초라하고 위기의 순간에 공사현장에서 떨어진 그날에 기회가 온 것이다. 사람들은 말하기를 그는 결코 사람 구실 못할 것이라고 단정하며 내가 믿던 전능자를 멸시하고 가증스런 얼굴로 비아냥거렸다. 3년 동안의 고립된 병원 생활 속에 미래를 준비하고 육체에서 영혼까지 새롭게 되었다.
   그가 화이트가 되었을 때는 만나는 사람마다 그의 손길을 필요로 하고 육체적인 고통보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힘들어하지만 다시 태어난 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작은 힘이 되어줄 것을 서원한 사랑이 힘이 되어주고 지금도 병원으로 다니며 노무사로, 사무장으로 일하고 있다.
   늘 입었던 작업복에서 양복으로,  늘 만나던 인부들에서 의사, 변호사,  환자들을 보게하시고  복된 만남을 통해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게   하시는 전능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사랑의 빚진 자로  오늘도 살아가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