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수기 35:9~28)

인간세상에는 수 많은 사건과 사고가 끊임 없이 일어나고 있는데, 본래 이 사건과 사고의 근원적인 문제는 죄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죄 중에 가장 크고 무서운 죄는 사람의 생명을 죽이는 죄입니다. 모세의 율법에서는 응보(應報)의 법칙을 적용해 이 죄의 문제를 처리했는데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생명을 빼앗는 자에게는 생명을 빼앗는 벌’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 들어가기 전 도피성 제도를 제정하셨습니다. 살인사건이라 하더라도 과실치사(過失致死)의 경우는 피해자 가족의 복수감정으로 인한 제2의 살인이 발생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피의자가 도피성으로 일단 피한 후에 재판을 받도록 했습니다. 선민에게 주는 가나안 땅에 요단강을 중심으로 동편에 세 개, 서편에 세 개, 도합 여섯 개의 도피성을 마련해 두도록 하신 것입니다. 우리 나라도 과거 마한, 진한, 변한 즉 삼한(三韓)시대에 ‘소도’라고 불리는 도피성과 유사한 제도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도피성 제도는 살인의 동기 없이 물건을 던지거나, 사람을 밀었는데 갑자기 그 사람이 죽게 된 경우와 같이 고의성이 없는 살인의 경우 해가 지기 전 가까운 도피성으로 피해서 성읍의 장로에게 신변보호를 요청하게 되면 재판을 받기까지 그를 보호해 주도록 하신 것입니다. 판결 후 과실치사로 판명이 되면 당대의 대제사장이 죽기까지 도피성에 머물러 살다가 대제사장이 세상을 떠나면 자기 성읍으로 돌아가서 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도피성제도는 신약에 인간의 구세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예표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계시는 동안 죄문제, 질병문제, 경제문제 등을 해결함 받기 위해 예수님께로 왔던 모든 사람들은 안전하게 보호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 예로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간음 중에 있던 여인을 현장에서 붙들어 예수님께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이 간음한 여인을 어떻게 하실것인가 궁금해 하며 “모세의 율법에 이런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는데 선생은 어떻게 해야겠나이까?”라고 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모세의 법대로 돌로 치라”하면 평소 용서와 사랑을 외친 예수님에 대하여 위선적이라고 비난 할 것이요, “용서하라”하면 모세의 율법을 범한 죄를 문제 삼고자 하는 그들의 의도를 예수님께서는 친히 아시고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땅에 글을 쓰시며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그 여자 외에는 한 사람도 남지 않고 다 도망을 갔고, 예수님은 그 여자에게 “나로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요 8:3~11). 그 여자는 현장에서 죽어야 할 터인데, 예수님 앞으로 오게 됨으로 말미암아 살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바로 그 여인의 도피성이 되셨던 것입니다.

구약성경에서는 다윗만큼 피난처의 절실함을 느꼈던 사람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시편 46:1~3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란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그러므로 땅이 변하든지 산이 흔들려 바다 가운데에 빠지든지 바닷물이 솟아나고 뛰놀든지 그것이 넘침으로 산이 흔들릴지라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완전한 피난처는 없습니다. 9.11 테러의 주범인 빈 라덴도 피난처에 숨어 지냈으나 집요하게 추적하던 미군에 발견되어 결국 사살되었고, 이라크 독재자 후세인도 땅굴을 피난처로 삼고 숨었으나 붙들려 재판을 받아 사형을 당했으며, 리비아 독재자 카다피도 피난처에 숨었다가 반군에 의해 결국 사살되었습니다. 시편 50:15에서는 “환난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고 했습니다.

예수는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이름입니다(마1:21). 사도행전 4:12에는 “천하인간에 구원을 받을 만한 이름은 오직 예수의 이름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로마서 8:1~2에서는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피할 도피성은 오직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