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회 칼 럼] 고독속에 찾아 오시는 하나님

천수를 코 앞에 둔 백발이 성성한 초라한 한 노인이 상수리나무 그늘 아래 홀로 앉아 깊은 상념에 잠겨 있었다. 24년 전 언약의 말씀을 붙들고 정든 고향과 친척들을 뒤로 하고 떠나 정처 없이 나그네로 살아온 세월들. 약속을 기다리다 지친 아내의 권면을 듣고 아내의 여종을 통해 얻은 아들. 손자 같은 아들을 얻은 기쁨도 잠깐이고 그 아이로 인하여 찾아온 가정불화...

하나님이 주신 아내와 아내가 준 아내 두 아내 사이에서 갈등하는 노인과 그 아들... 그의 소설 같은 고뇌를 누구에게 말할 수 있으랴! 외로운 나그네의 여정의 때마다 사랑으로 격려로 위로로 찾아오시던 하나님의 발길도 이제는 뚝 끊어지고 깊은 시름에 빠져있던 그에게 어느 날 찾아온 세 명의 반가운 손님들...

고독에 빠져 있던 아브라함은 기다리던 옛 친구라도 만난 듯 달려나가 반가이 맞이한다. 그리고 정중히 인사하면서 “물을 가져올테니 발을 씻으시고 나무아래서 쉬시며 내가 떡을 가져올 테니 당신들의 마음을 상쾌하게 하고 후에 지나가소서!”라고 하며 고은 가루로 반죽하여 아내에게 떡을 만들게 하고 자신은 기름지고 좋은 송아지를 잡아 하인에게 요리하라 한 후 버터, 우유와 함께 극진히 대접했다. 이 나그네들은 예상치 못한 분에 넘치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는데 그들은 바로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사들이었다.

그들이 “내년 이맘때면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축복할 때 사라는 장막 뒤에서 듣고 속으로 웃으며 “내가 노쇠하였고 내 주인도 늙었으니 무슨 즐거움이 있으리요.” 라고 말하였는데 천사가 다시 “여호와께 능치 못할 일이 있겠느냐?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네게 돌아오리니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하고 떠나며 배웅하는 아브라함에게 덤으로 소돔과 고모라 성의 멸망에 대한 귀한 정보까지 알려 주었다. 아브라함은 천사가 축복한대로 아들을 얻었고 중보기도로 멸망하는 소돔성에서 사랑하는 롯도 구원했다.

이 사건을 히브리서 기자는 이렇게 교훈하고 있다. “형제 사랑하기를 계속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不知中)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히 13:1-2).”

하나님은 복을 주실 때 반드시 사람을 통해서 주신다. 언제, 어떤 사람을 주실지는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삶의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정중히 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