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지난 주 안식에 대한 설교는 24년 목회중에 제대로 안식하지 못하고 일중독에

걸린 사람처럼 끊임없이 사역해왔던 내 자신에게 던지는 메시지였다.

심지어 휴가 첫날인 월요일에도 일하느라 오후 6시경이 되어서야 출발을 했다.

철원에서 목회하는 친구 목사님으로부터 왜 아직 안오느냐고 몇차례 전화가 왔

으나 가던 도중 피로에 지쳐 도저히 운전을 할 수 없어 전곡에서 저녁을 먹고

쉬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대한수도원에 도착하여 방 배정을 받아 목회자들을 위한 숙소에 가니 나보다 10여년 연배 되시는 분들이 모여 건강에 관한 얘기로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어느 목사님이 과로

로 죽은 39세 목사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목회자가 자기 건강을 관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질책을 하시는데 꼭 나 들으라고 하는 말 같아 맘이 찔렸다. 거기서도 제대로 쉴 수 없을 것 같 아 친구 목사님 교회의 혼자 사는 집사님 댁에 가서 쉬게 되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얼굴은

퉁퉁 붓고 두 눈은 충혈되어 있었다.

최전방에서 경계근무 하는 대대의 대대장 집사님 믿음이 좋으니 기도좀 해 주시라는 친구의 권유

를 거절 못하고 끌려가다시피 가서 요즘 청년들이 집에서 편하게 귀공자처럼 살다 와서 통제하기

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겠다는 그분의 애로와, 한 번 위문을 오셔서 병사들에게 힘을 주셨으면 좋 겠다는 말을 듣고 기도해 드리고 돌아와 저녁을 먹고 잠을 청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의 충혈은 가셨으나 얼굴의 부기는 여전했다.

주님께서 아침 묵상 중에 깨달음을 주셨다. 몸속에 있던 독이 빠져 나왔다는 것이었다.

짧은 휴가지만 몸속에 숨은 독(병)이 빠져 나와서 참으로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