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 열쇠교회의 숨겨진 역사

지난 월요일 30여년 전 양구군 방산면의 같은 지역에서 군복무를 했던 친구와 함께 지난 추억을 찾아 떠났다. 나는 그 당시 군종병으로 복무하던 중 너무 핍박이 심해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치고 힘들 때 였는데, 그 때 당시 위로와 격려를 해 주셨던 권사님이 계셨다.

권사님의 부군인 박 장로님이 수년 전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송구스러운 맘이 들었고 때문에 권사님 생전에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권사님께 은혜를 보답코자 가게 됐는데 방문해서 보니 남편이 안 계신데도 매일 오후 2시30분이면 성전에 올라가 중보기도를 하시며 77세의 노구에도 건강하게 은혜가운데 지내고 계셨다.

당시에 우리 포병 대대에는 예배당이 없어 주일 낮에는 식당에서 대대군종인 내가 예배를 인도하고 밤에나 수요예배나 금요 심야기도회는 인근에 있는 65연대 교회에서 드렸는데 그 부대교회에 방문해보니 목사님은 안 계시고 군종병이 교회 앨범을 내밀어주었다. 30여년 전 사진은 단 2장이었다. 목사님도 군종도 몇 사람이 바뀌고 군교회의 형편상 자료 보관이 잘 안되있던 것이다.

내가 근무했던 부대의 교회는 부대가 훈련중이라 들어가지 못하고 정문에서 십자가 탑만 보고 돌아왔는데, 저녁기도 시간에 우리 부대의 교회인 열쇠교회의 역사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며 이 교회의 역사를 대대장과 군종사병에게 꼭 알려 주어야 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내가 그 부대 전입하기 전 1년 전에 당시 고참병이 얼차려(벌)를 주는데 한 겨울에 식당 뒷 편 시냇물에 넣어 신병이 죽게 된 사건이 있었다. 대대장은 불명예 전역을 하게 될 형편에 처했을 때 교회의 장로이신 신병의 아버지가 대대장을 만나 “우리 아들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해달라며 대대장님이 예수 믿으시고 이 부대가 예수믿는 부대가 되어 주일에 예배를 드린다면 나는 이 문제를 깨끗이 덮고 가겠다”고 하셨고, 대대장은 그렇게 하겠노라고 약속하여 주일에 부대 식당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그러다가 대대장이 발령받아 가고 카톨릭 신자 대대장이 오면서 예배가 소홀해지게 되었고 대대 군종사병도 전역하여 내가 대대군종이 되었고 핍박도 심했지만 하나님께 기도하던 중 이사야 22:22에서 “내가 또 다윗 집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두리니 그가 열면 닫을 자가 없겠고 닫으면 열 자가 없으리라”라고 하신 말씀에 영감을 얻어 교회를 “열쇠 교회”라고 명칭했다. 그러면서 소홀했던 예배를 다시 회복시키게 되었고 하나님의 은혜로 집사직분을 받은 대대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주일예배가 활성화되면서 기쁨 가운데 군종사역을 하다가 나는 전역을 하였다. 수 년 뒤에 부대를 다시 가보니 부대 내에 예배당이 잘 건축되었고 현판에는 열쇠교회라고 붙어 있었다. 나는 꼭 이 열쇠교회의 숨겨진 역사를 대대장과 군종사병에게 꼭 알려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