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 부모의 마음

2월 3일 금요일 오후 4시경 목양실에서 설교를 준비하던 중 큰 딸이 오토바이에 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차를 타고 현장까지 가는 동안 별의별 생각이 다 스쳐갔다. ‘오토바이 사고는 사고발생 빈도가 높고 대체로 큰 사고라서 보험회사에서 종신보험은 잘 안받아주고 책임보험 정도만 받아준다는데 얼마나 큰 사고를 당했을까? 머리를 다쳤을까? 허리를 다쳤을까?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차로 5분정도 가는 동안에도 온갖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딸은 도로 옆 건물에 기대어 앉아있고 119 구급차가 수송을 하려 준비하고 있었으며 경찰관 2명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었다. 오토바이가 발목에 넘어졌다고 했다. 왼쪽 발은 심한 것 같지 않은데 오른쪽 발은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 ‘골절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머리와 허리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큰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고 또한 하나님의 보호하심에 감사를 드렸다.

21세기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여 입원수속을 밟으며 보니 오른쪽 발목이 부어오르고 있었다. X-레이로는 제대로 확인이 되지 않아 CT 촬영을 하고 나서야 뼈에 금이 간 것이 확인되었다. 다시 한번 감사의 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담당의사는 교통사고는 잠을 자고 나봐야 다른 부위가 다친 것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했다. 금요 예배 인도로 인해 6시 반이 되어 ‘그래도 천만 다행이다’ 혼자 독백을 하며 병원 문을 나왔다.

다음날 병실에 가보니 양쪽 발목을 붕대로 감고 누워있었다. 상처의 내용을 알고 있으니 그리 걱정이 되지는 않았고 다른 부위에 전혀 통증이 없어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하나님께 감사했다. 딸을 병실에 두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 자녀들을 병실에 두고 집으로 돌아가는 부모들의 마음, 자녀의 상태가 심하여 그 병실에서 자녀의 간호를 하며 회복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 더 나아가 법적인 문제로 자녀를 교도소에서 면회하고 돌아서는 부모의 마음 등등... 자녀로 인해 아파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게 해주셔서 감사했고, 그동안 미처 알지 못하고 살았던 인생의 고통의 새로운 영역을 깨닫게 해주심을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지금 이 시간도 자녀로 인해 마음 아파하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부모의 마음을 자녀들이 어찌 헤아려 알 수 있을까? 하나님의 사랑이 부어진 부모의 마음을... 훗날 부모가 되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