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일기] 태풍 곤파스에 쓰러진 나무 


9월 2일 새벽 기도를 나가는데 유난히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벧엘성전은 지하에 있기 때문에 강한 바람에 대해 전혀 느끼지 못하였는데 새벽기도를 마치고 나와 보니 정문에 있는 커다란 히말라야 시다 2 그루가 쓰러져 있었다. 
주변을 돌아보니 히말리야 시다가 여러 그루 쓰러졌고 4-50년 된 아름드리 아카시아 나무도 7 그루가 쓰러지고 뽑히고 꺾어지면서 다른 나무를 덮쳤다. 얼마나 강한 바람이 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신문을 보니 태풍 곤파스가 남태평양에서 발원해 오전 6시30분 경 서해 강화도로 진입해서 초속 20m로 4시간 동안 불어 경인 지역을 강타했다는 것이다. 
한전 발표에 의하면 이날 태풍으로 156만 7000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기고 서울 지하철도 멈추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한다. 농민들이 걱정이 되었다. 
1년 농사를 하루 아침에 망치게 되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어린 시절 농촌에 살 때 바람에 쓰러진 벼로 인해 어두워진 아버지의 얼굴이 생각났다. 약속의 땅의 수많은 나무 중 4-50년 동안 자란 나무가 하루 아침에 쓰러져 죽게 된 것이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약속의 땅의 수많은 나무 중 거대한 아카시아 나무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아카시아 같은 거목이 넘어지는가? 아카시아 나무는 뿌리를 아래로 깊이 뻗지 않고 옆으로 뻗어 강한 바람을 견디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교회에도 태풍같은 큰 시험의 바람이 불 때 거목같이 오래된 일꾼이 넘어지면 옆에 있는 어린 성도들이 큰 상처를 받게 된다. 넘어지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단연코 말씀에 깊이 뿌리를 내리지 않은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쓰러진 나무를 보노라니 예수님께서 산상수훈에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으니 그 집이 부딪치매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 (마7:2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