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일기 (호박의 교훈)

비전센타 건축문제와 능곡지구 영혼구원에 온 신경이 쓰여 하는 일없이 바쁘게 지내다 모처럼 교회 텃밭에 가보았다. 고추, 고구마, 땅콩, 채소, 호박… 등등이 추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중에 호박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언제 자랐는지 잎새 뒤에 숨어 큼직큼직한 호박이 동그런 모양, 길죽한 모양을 하고 여기저기 덩그러니 누워 원숙한 자기를 보라는 듯이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다. 호박들을 보는 순간 가슴속에 가을의 풍요가 밀려오는 것 같았다.

‘엘솨다이’풍요로우신 하나님의 계시를 전달하는 것처럼 보였다.

언제 저렇게 자랐을까? 호박들이 나로 하여금 깊은 상념에 잠기게 했다.

“그래 새하늘의 목장에도 호박처럼 내 눈이 미치지 못하는 어느 구석에선가 숨어 자라가고 익어가는 일꾼들이 있겠지” 하며 말이다.

그래 나도 젊음의 잎새가 시들 때 큼직한 열매로 드러나 주님의 기쁨이 되도록 해야겠다. 오십여 평생 느끼지 못했던 호박에 대한 관념을 깨고, 그 호박을 통해 가을의 풍요와 인생의 철학을 느끼게 되었다.

아! 멋있다 호박! 속살없이 겉살만 쪄 고민하는 아줌마 속에 들어가서 살도 빼주고 인생의 철학도 느끼게 해주렴.

죽어서도 기능하는 호박 속에 하나님의 신성이 숨겨져 있다.(롬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