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단기선교보고 (IV)

우리 일행은 행사를 모두 은혜롭게 마치고 캠프에 돌아와 남은 음식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하고 울란바토르로 향했다. 가는 길에 일행이 몽골인들이 게르에서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여 공항 근처에 있는 게르촌에 도착했다. 안내하던 상사르씨가 알탄볼락에 사는 주민들이 목초지를 따라 여기까지 와서 말을 치고 있다고 하여 게르에 들어가니 인사로 마유주를 한 대접 따라 주었다. 말젖을 그냥 보관하면 변질되는데 통에 넣고 계속 저으면 발효가 되어 보관도 용이하고 몸에도 좋은 음료수가 된다고 했다. 게르 두 군데를 방문하여 인사로 주는 것을 다 마시니 두 분은 배가 너무 불러서 감당하기 힘들다며 좋아하셨다. 해는 넘어가고 선선한 바람과 함께 7~8세의 아이들이 뛰어노는 것을 보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울란바토르의 숙소에 와서 씻고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나니 김 장로님이 “이 목사님과 상의하였는데 일정을 이미 다 마쳤는데 굳이 여기서 시간 보낼 게 아니라 오늘 저녁 비행기로 귀국하자”고 하여 항공사에 연락하고 일정을 조정하였다.

이제 하루가 당겨져 곧바로 시내투어를 하기로 하고, 컵라면을 사서 아침식사를 가볍게 하고 울란바토르 시내를 발길 닿는 대로 걸어갔다. 나담축제가 끝나고 쉬는 날이라서 도시는 사람과 차의 통행이 별로 없이 한산하고 몇몇 상점만 열려 있을 뿐이었다. 쇼핑을 하려고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을 가려고 알아보니 다 문을 닫았다고 하여 그야말로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주님의 인도를 따라 걸어갔다.

얼마나 걸어갔을까? 관광객들을 맞이하기 위한 가게가 열려 있어 들어가 보니 봉사활동차 알탄볼락에서 만났던 창원대학교 학생들이 쇼핑을 하고 있었다. 함께 쇼핑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서 한국식당을 찾는데 찾을 수 없어 막막하여 또 걷는 중 한국글씨의 ‘모리아 차가버섯’이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들어가 보니 한국사람 사장이 있어 점심 먹을 식당을 물으니 ‘무지개식당’을 소개해 주었는데 친절하게도 자기 직원에게 부탁해 안내해 주어 식당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나왔다. 숙소 근처에 있던 안테나를 기억해 두었었는데, 사방을 둘러보니 같은 모양의 안테나가 보였다. 일행에게 “택시를 타지 말고 구경삼아 슬슬 걸어가자”고 하여 걸어가던 중 작은 구멍 가게가 있어 물을 사러 가게에 들어갔는데 몽골교회의 ‘민대’라는 집사를 만났다. 그는 작년에 우리가 중고트럭을 살 때 도와주었던 사람으로 한국말도 곧 잘 하는 몽골인이었다. 이 사람이 전화번호를 바꿔 차량이전을 하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다고 박 선교사님이 걱정을 했었는데 하나님께서 우리 발길을 그 곳으로 인도하여 극적으로 만나게 된 것이었다. 하나님의 섬세하신 인도하심에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어느 때 보다도 어려운 여건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해 갈망하며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섬세하게 인도하셔서 3박4일의 짧은 일정 속에서 계획된 일을 잘 마치게 된 아주 은혜로운 선교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