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일기 / “균 형”

서커스하는 광대들이 고공에서 외줄을 타고 춤을 추며 뛰는 것을 보면 보통 신기한 일이 아니다. 이들이 이런 묘기를 선보일 수 있는 것은 수없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실패를 딛고 균형을 잡는 훈련을 계속 했기 때문이다. 대만의 101층 초고층 빌딩의 옥상에는 그 건물의 균형을 잡아주는 추가 있다. 일반적으로 초고층 빌딩은 조금씩 움직이는 유연성이 있는데, 지진이 일어날 때 건물이 부드럽게 움직여 결코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균형추가 한다고 한다.

선민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향해 가는 중 광야에서 공동체가 크게 흔들려 위기를 만났던 경우가 두 번 있었는데, 한 번은 가나안 땅을 정탐한 후 보고하는 자리에서 10명의 정탐군들이 부정적인 보고를 했을 때이다. 그들이 그러한 보고를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그곳에서 거인족인 네피림 후손 아낙자손들을 보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고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되어 불신앙의 보고를 했는데, 그 보고를 들은 회중들에게도 그 두려움의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하나님의 언약을 믿는 믿음이 흔들리게 되어 밤새도록 원망하며 통곡을 했다.

또 한 번은 바알브올에서 모압과 미디안 여인들의 유혹을 받아 신앙의 균형을 잃고 여인들과 간음한 사건이다. 그들의 문제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모압과 미디안이 섬기던 우상을 숭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하나님께서 염병으로 그들을 징계하시어 24,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생명을 잃게 됐다.

사도 바울은 외부의 어떤 충격이나 유혹 앞에서도 마음의 균형을 잃지 않은 위대한 영적 지도자였다. 그가 로마로 가는 도중 지중해에서 유라굴로 광풍을 만나게 되어 칠흑같은 어둠이 계속되고 폭풍우로 인해 배가 요동을 치니 용감한 로마 백부장이나 항해에 능숙한 선장도 균형을 잃고 두려워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되었다. 그러나 바울은 기도하며 기도 중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을 붙들고 이렇게 선포하였다.

“... 내가 속한 바 곧 내가 섬기는 하나님의 사자가 어제 밤에 내 곁에 서서 말하되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 하였으니 그러므로 여러분이여 안심하라 나는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노라(행 27:23~25)” 바울이 선포한대로 배는 곧 균형을 찾았고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무사히 항구에 도착했다.

하나님은 가나안 정복을 눈 앞에 두고 중차대한 사명을 위임받은 여호수아를 향해 “오직 강하고 극히 담대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령한 그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라”고 말씀하셨다(수 1:7). 이 말씀을 붙들고 영적 균형을 잃지 않은 여호수아는 마침내 가나안 정복의 영웅이 되었다.

육체도 편식을 하여 영양의 균형이 깨지면 건강에 문제가 오듯 마음과 정신도 균형을 잃으면 인생의 위기가 찾아온다. 특히 지도자가 균형을 잃으면 공동체에 위기가 찾아온다. 마음의 균형을 잡는 길은 변함없는 진리의 말씀을 붙드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