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경륜(經綸

( 여호수아 24:1~13 )

‘세월이 유수(流水)와 같다’는 말처럼 가나안 정복의 영웅이었던 여호수아가 85세에 가나안 정복을 마치고 지파별로 기업을 분배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10세의 노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임종을 앞에 두고 이스라엘 장로들과 수령들과 재판장들과 관리들을 세겜에 모으고 지난 세월 속에서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를 회고하며 고별설교를 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국부(國父)인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는 우상을 섬기는 사람이었는데 하나님께서는 그의 아들 아브라함을 택하여 부르시고 백세에 기적 같이 아들 이삭을 주셨고, 그가 에서와 야곱을 낳았습니다. 야곱의 아들 가운데 열한 번째 요셉이란 아들이 배다른 형들의 시기와 질투로 인해 애굽에 종으로 팔려 갔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마침내 애굽의 국무총리가 되었고, 국무총리가 된 요셉의 초청으로 야곱은 자식과 손자들을 데리고 애굽으로 이민을 가서 노후를 행복하게 살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갔습니다.

세월이 흘러 요셉은 하나님께로 돌아갔으며 이스라엘 민족도 번성하였는데, 국무총리였던 요셉의 공로를 전혀 모르던 바로왕의 학대로 인하여 부르짖는 이스라엘을 위해 하나님께서 모세를 보내셔서 그들을 구원해 내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40년을 지나 가나안의 강대한 족속들을 물리치고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인도하셔서 “심지 않은 감람원과 포도원을 주시고 건축하지 아니한 성읍(신 6:11~12)”을 주셔서 누리게 하셨는데, 그들이 지나온 모든 역사는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설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여호수아가 이 은혜의 경륜을 백성들에게 이야기 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첫째, 가나안 땅에서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도록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너희가 의롭고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의 결과였으니 절대 교만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가장 싫어하십니다. 최초의 죄는 피조물인 천사 루시퍼가 교만하여 타락함으로 사탄이 된 것입니다. 이 사탄이 아담과 하와에게도 하나님처럼 될 수 있다고 유혹하여 금단(禁斷)의 열매인 선악과를 따먹게 하였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초대왕 사울은 하나님의 은혜로 왕이 되었으나 교만함으로 버림을 받았고, 다윗도 하나님의 은혜로 왕이 되어 강력한 군사력을 갖게 되었으나 교만하여 자신의 군사력을 과시하다가 하나님의 무서운 징계를 받았던 것입니다(대상 21장). 히스기야 왕도 죽을 병에 걸렸을 때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 살려 주었으나 교만하여 감사치 않으므로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여 깨닫고 회개했던 것입니다(대하 32:25~26). 신약시대 헤롯왕도 목소리가 좋았던지 사람들이 신의 소리와 같다고 칭찬하여 교만하여지자 하나님이 벌레 먹어 죽게 하셨습니다(행 12:22).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고 했습니다(약 4:6).

둘째, 가나안에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살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나님은 감사를 가장 기뻐하십니다. 제사를 드리는데도 “감사한 마음으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한다”고 했습니다(시 50:15). 마음을 감사로 가득 채우면 원망이나 불평, 교만이 틈타지 못합니다. 가나안 땅에서 감사하며 살도록 하기 위해서 절기라는 제도를 만들어 지키게 하셨습니다. 이것 역시 하나님의 은혜를 결코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였습니다.

셋째, 하나님의 언약은 반드시 성취된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처음 75세의 늙은 아브라함에게 후손으로 큰 민족을 이루고 가나안 땅을 그들에게 주시겠다고 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너무나 막막한 꿈만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그 꿈같은 막막한 약속을 굳게 믿었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내가 반드시 너에게 복주고 복주며 번성케 하고 번성케 하리라’ 하셨더니 그가 이같이 오래참아 약속을 받았느니라”고 히브리서 6:14~15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서 수많은 세월을 지나 마침내 그들에게 약속의 땅을 기업으로 주셨으니 앞으로도 하나님의 언약을 절대 신뢰하며 살라는 것입니다.

넷째는 하나님의 은혜는 과거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께서 오래 전 아브라함에게 은혜를 베푸셔서 자녀를 주셨고, 이삭과 야곱, 그리고 요셉에게 은혜를 베푸셨고, 과거 애굽에서,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은혜를 베푸셨으며 이 가나안 땅을 은혜로 정복하게 하셨던 것처럼, 이후 이 약속의 땅에서도 은혜를 베푸셔서 대적으로부터 보호하고 추수 때마다 풍성한 결실을 맺게 하시며 후손도 번성하게 하실 것이니 지난 역사 속에서 베푸신 은혜를 기억하고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임을 명심하고 그 은혜를 의지하여 살라는 것입니다. 그 은혜를 전적으로 의지하는 사람에게는 은혜 위에 은혜를 더 해 주십니다.

우리도 지난 날의 삶을 되돌아 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의 경륜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은혜를 기억하고 겸손하여 감사함으로 살 뿐만 아니라, 그 은혜는 과거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사실을 굳게 믿어 하나님은 그의 언약을 믿는 자에게 언약을 성취해 주시는 하나님임을 믿음으로 살아야겠습니다.

“내가 지금 사는 것 주님의 크신 은혜요 주를 믿게 된 것은 더욱 크신 은혜라

넘치는 주의 사랑 놀라운 주의 은혜 날마다 경험하며 주께 감사 합니다”

이 찬송이 여러분의 삶에 진정한 고백이 되시길 바랍니다.